노래개요
<잘했군 잘했어>는 1971년에 하춘화와 고봉산이 함께 부르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트로트 곡입니다. 이 곡은 사실 1965년에 먼저 신민요 형태로 고봉산과 송춘희가 발표했고, 이후 1968년에는 아리랑 시스터즈와 다시 불렀습니다. 하지만 하춘화와 고봉산이 함께한 버전이 가장 크게 히트하면서 대표적인 트로트 곡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노래의 원곡은 1934년 출시된 <영감타령>입니다. 김주호와 선우일성이 듀엣으로 부른 곡으로 전래민요를 노래로 만든 것이죠. 이후에 비슷한 노래와 약간 가사만 다른 노래들이 많습니다. 1962년 송춘희는 <잘했군 잘했군>으로 제목을 바꾸게 되고, 많은 가수들이 동일한 제목을 음반을 취입합니다. 그러나 1971년 우리가 잘 아는 지금의 노래가 탄생하게 됩니다.
1971년 당시 하춘하는 만 18세였고, 고봉산은 마흔이 넘었으니 거의 딸이나 다름없는 두 사람이 얼마나 찰지게 노래를 불렀더니 사람들은 정말 좋아하게 됩니다. 하춘하의 천재적인 노래 실력이 드러나 순간이었습니다.
가사의 내용
노래의 가사는 남편(영감)과 아내(마누라)가 주고받는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는 일상 속에서 각자의 성취나 결정을 이야기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잘했군, 잘했어"라고 격려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은 병아리를 몸보신하려고 먹었다고 하고, 아내는 친정 오라버니에게 장가갈 밑천을 주었다고 하는 식입니다.
이 노래의 반복적이고 직설적인 칭찬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듣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곡은 더욱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가사]
영감 왜 불러
뒷뜰에 뛰어 놀던 병아리 한 쌍을 보았소
보았지 어쨌소
이 몸이 늙어서 몸보신 헐려고 먹었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 영감이라지
마누라 왜 그래요
외양간 매어 놓은 얼룩이 황소를 보았나
보았지요 어쨌나
친정집 오라비 장가들 미천에 주었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 마누라지
영감 왜 불러
사랑채 비워주고 십만 원 전세를 받았소
받았지 어쨌소
방앗간 채릴려고 은행에 적금을 들었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 영감이라지
마누라 왜 불러요
복덕방 골영감이 장기를 두자고 왔었지
왔었죠 뭐랬나
장기는 그만 두고 태권도 배우러 갔댔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 마누라지
시대적 배경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는 한국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였고, 대중음악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트로트는 주로 서민들이 힘든 삶 속에서 위로를 찾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었으며, 경쾌한 리듬과 쉬운 가사가 특징인 곡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잘했군 잘했어>도 그러한 트렌드에 맞춰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곡으로 널리 사랑받았습니다.
하춘화는 이 노래를 통해 트로트 가수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졌고, 고봉산 역시 특유의 익살스러운 무대매너로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습니다.